캐논 EOS M3를 위한 마더피아노 플라워 케이스

몇 달 전에 선물 받은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EOS M3이다. 물건을 험하게 쓰는 편이라 케이스 없이 쓰다 보다 보니 흠집이 생겨있다.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 케이스 하나를 주문했다. 선택의 기준은 무겁지 않고 충격에 어느 정도 보호가 되며 방수도 되면 좋겠다였다. 그 조건에 맞춰 선택한 마더피아노 꽃무늬 케이스가 도착했다. 속사케이스를 살까 했지만 속사케이스를 끼운 나머지 부분 때문에 또 케이스를 사야할 것 같아서 그냥 케이스로 선택했다. 

 

 

'속사케이스'란 케이스를 한 채로 빨리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 케이스이다. 여기서 '속사 速寫'란 '빠르게 쓴다'라는 뜻이다. 크로키처럼 '빠르게 그린다'라는 의미도 있다. 카메라의 경우 케이스를 벗기느라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렌즈와 작동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보호하기도 한다. 보호하려면 다 하든지 전부 하지 않든지 해야지 부분만 보호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부분만 보호해도 파손 등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안전할까? 잘 모르겠다. 보호 측면보다는 디자인적인 면에서들 속사케이스를 정착하기도 하는 것 같다. 

 

 

캐논 EOS M3를 위한 마더피아노 플라워 케이스

물건을 사는데 어느 만큼의 시간이 걸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제품을 사는데 며칠이 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분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본인의 경우는 그리 오래도 그리 짧게도 걸리지 않는 편이다. 어떤 제품의 경우에는 한번에 결정할 때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그 물건에 꽃혀서일 때이다. 패션에 관련된 제품일 경우가 주로 그런 편이다. 옷이나 신발 그리고 악세사리는 거의 한 번에 마음에 들면 주저하지 않고 사는 편이지만 그 외의 제품들은 검색도 하고 가격 비교도 하느라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캐논의 미러리스 카메라 EOS는 M6까지 진행되었다. M6에 욕심을 낼 필요는 없지만 신상품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한다. 어떻게 발전했을까? 캐논 미러리스 카메라 EOS M3에 큰 불만은 없다. 셔터 스피드가 느리다는 점 말고는 말이다. 사진이 쉽고 쉬운 것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사진의 결과물이 나오므로 아직까지는 업그레이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생각이란 언제나 그 전의 생각을 번복한다는 특성을 지녔으니 이 생각이 언제까지 갈지는 미지수이다. 캐논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M마운트이므로 EOS M6 이상의 버젼 업 제품에도 동일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 언제든 레벨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MOTHER PIANO 마더피아노'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공예방에서 탄생한 브랜드라고 한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상업 시설이 많이 들어선 지금에도 골목 사이사이에는 공방들이 있다. 손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의 제품은 기계화될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핸드메이드는 말 그대로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것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제품이다. 기계화로 피폐된 감성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드는 공예가들은 금손들이다. 손재주가 있는 이들은 그 재주를 개발하고 그 재주로 성공할 수 있다. 금손을 지녔다면 개발하자.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지역 중에 하나가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이란 쉽게 말해 가난한 예술가가 낮은 임대료라는 장점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예술 활동을 하고 그 결과로 유명해진 그 지역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어 임대료가 올라서 가난한 예술가는 쫓겨나고 대기업들이 잠식하는 현상을 뜻한다. 예술과 상업 사이의 공존은 힘든 것인가? 본인도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예술의 거리가 상업의 거리로 변했듯이 나 역시 변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나왔다. 그 당시의 분위기는 사라졌다.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은 거리가 되었다는 것이 아쉽다. 

 

 

핑크색 바탕의 꽃무늬가 예쁘다. 무겁지 않고 충격에 어느 정도 보호가 되며 방수도 되면 좋겠다는 선택의 기준에 맞게 아주 가볍다. 천으로 만들어져서 그렇다. 가죽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무게가 나가는 건 무조건 싫다. 쿠셔닝도 어느 정도 되어있다. 방수도 된다고 하니 더욱 마음에 든다. 마더피아노 플라워 케이스의 안감은 방수원단을 2중으로 내장하여 완성했다. 물의 흡수를 지연시키는 기능이 있으므로 여생과 일상에서 카메라를 매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변색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잘 샀다 싶다. 

 

 

끈을 다는 고리가 있어서 망가진 핸드백의 체인을 달아주었다. 카메라만 들고 나갈 땐 이렇게 써도 좋겠다. 가방에 넣을 땐 가볍게 마더피아노 케이스만으로 좋다. 만 대의 가격으로 겟했고 카메라 케이스를 만드는 시간, 노력 대비했을 때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이다. 만족한다. 금손이 아닌 이상 이런 걸 직접 만들려고 마음 먹지 말자. 공방의 제품을 사는 것이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고 훨씬 효율적이다.